가벼운 끄적임... 사색

세상이 온통 분홍빛으로 보일 때....

한아타 2013. 2. 12.

15년 전쯤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당신을 참 많이 좋아합니다." 라는 고백을 한 날이었다.
떨리는 목소리의 내 음성을 듣고 그녀는 너무나 밝게 웃었고...
그날은 정말 신기하게도 세상이 다른 세상이 된 듯 분홍빛으로 보이기 시작 했다.

손을 잡지도, 그 흔한 포옹초차 한번 하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전화와 이따금씩 만나 정겹게 나누는 식사가 내겐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꿀같은 시간들이 흘렀다.
그리고 그 달콤한 시간은 103일이 된 어느날 종지부를 찍었다.
ㅎㅎ... 이유는 연애라는 걸 처음했던 내게 존재했던 어리숙하고 익숙치 않았던 감정 전달 때문이었다.
나보다 5살 어렸던 그 사람에게도 나의 그런 모습은 꽤나 부담 스러운 모습이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듯한 불안한 모습이 그 원인 이었다.

가끔 우리는 첫사랑을 떠올리며, 지금의 자신의 모습은... 떨리는 가슴을 가지고 있던 그 때에 비해 때가 많이 탔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언가에 쫓가듯 불안해 하던 그 때에 비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사랑에 있어 더 숙연해지고 원숙해 진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순수함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느끼는 우리 자신의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그리 생각 한다.

(사진 : 신사동 가로수길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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