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끄적임... 사색

때론, 진솔한 담백함이 가장 아름답다.

한아타 2014. 7. 23.

 

 

어렸을 때, 한 가수와 배우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을 하고
공개적으로 이혼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더구나 부인이었던 배우는 암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그 모습을 보며 느낀 내 생각... 
"뭔 개똥 같은 소리야? 사랑하면 언제까지고 곁에서 보듬어 주고 감싸 주고 해야지!"
...


흔히들, 사랑하기에 떠난다거나,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어서... 멀리 있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삶의 방법은 여러가지이지만, 그리고 삶을 투영하는 방법도 다앙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런 말들에 왠지 씁쓸한 뒷맛을 느낀다.
차라리, "나는 니가 좋지만... 너의 그런 행동이 싫어. 그래서 당분간 좀 떨어져 있고 싶어."
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더 담백하고 이해하기도 좋다고 생각 한다.
물론, 내 잘난 맛에 사는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정확히 말해, 나는 ...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미화하려는 시도를 내려 놓음으로,
사랑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NO" 라거나 "싫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만들어지는 곁가지 언어들은 참으로 많다.
다른 사람에게 그런 식의 말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를 섞어서라도 정당성이 부여된다.

 

어쩜 그것은 모든 인간이 가진 욕망인지도 모른다.
삶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것들 중 한가지가 바로 그렇게 생성된 '자존감'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와의 관계를 위해서 그렇게 한 건데... 불필요한 오해를 남겼구나"
이런 식의 정당성 입증의 과정이 늘 따라 붙는다.

 

물론, 이런 과정은 사실에 근거한 것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변명일 수도 있다.
나는 불교 신자도 아니고, 단 한번도 절에가서 불공을 드린 적도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국내의 모 스님의 '즉문즉설'을 좋아한다.
그분의 말은 알아듣기 쉽고 유쾌하고 이해하기 편하다.
쉽게 말해, 힘든 것은 힘들다고 표현하시고, 냄새가 나쁜것은 '구리다'고 표현 하신다.
그분 내면의 '내려놓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좋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배려 인지성' 발언을 만들지 않는다.
그져 간단하고 직접적인 표현들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 하신다.

 

예컨데... "긍정의 견지에서 보면, 똥 냄새가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똥 냄새를 역겨워하기도 합니다."라는 식의 여러 생각을 거쳐야 하는 말을 하지 않으시는 거다.
그냥... "똥냄새... 구리죠?" 이런 간단한 표현들로 생각을 정리하신다.

사실, 앞의 문장은 많은 것들이 전재되고 숨어 있는 문장이다.
자신이 긍정의 의미를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모든 똥 냄새가 역거운 것은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자신도 하고 있다는 암시... 그치만, 대부분일 수 있는 어떤 사람들은 자신과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결국, 번잡스런 문장 안에는 "자신에 대한 정당성"이라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런 식으로는, 사랑의 흉내를 낼 수 있을지언정.... 사랑의 완성자나 승리자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일에도... "내가 배려하는 너에 대한 사랑은..." 이라는 식으로 '자신의 정당성'에 대한 무의식적 시도가 늘 언제나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삶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다.
가치관이 어려있는 모든 삶의 방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자신은 언제나 정당하고, 자신의 행동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고...
이런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것보다,

 

현재 존재하는 상황에 대한 인지를 명료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더 유익하고 더 의미있는 것일 수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언제나 훌륭한 일이지만,
이 표현을 가장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그런 일들을 겸허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려는 '용기'라고 생각 한다.

 

"자신의 정당성"을 애써 증명하지 않으려 해도....
지각있는 사람들에 의해 가치있는 사람들의 위대한 행동들은
빛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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