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의 깨달음

어느 정신학자의 이야기

한아타 2012. 3. 21.

혹시, Jill Bolte Taylor 박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녀는 저명한 뇌의학박사이면서 동시에 인생의 어느 시점 뇌출혈을 경험했던 독특한 여류학자이다. 96년 12월 10일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녀의 왼쪽 뇌의 혈관이 터진 것이다. 그 후 네 시간 동안 정보처리를 못하는 자신의 뇌를 지켜보게 되었다.

읽지도 쓰지도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며 자신의 경계 존재조차도 인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내적인 평온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살펴 보았던 생각의 멈춤을 아주 극적인 일로 체험하게 된 것이다. 뇌에 생긴 갑작스런 출혈은 그의 신체적 기능을 서서히 멈추게 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언어적이면서 수리적인 생각도 할 수 없게 했다.

그녀는 그때의 편안했던 자신의 경험을 니르바나(열반)에 비했다. 단지 현재에 대한 인지능력을 관장하고 있는 우뇌로만 그녀는 모든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동물과도 같이 단순히 스스로를 인지하고 자신에 대해서 관찰자로서만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녀는 관찰자로서 자신을 단지 인지하면서 자신에 대한 경계가 육체 안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살아있으면서도 죽은 그 상태에서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에너지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증언한다. 그녀가 다시 정상적으로 모든 것을 회복하기까지는 8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학 학술 세미나에서 자신의 경험을 울먹이며 이야기하는 한 여류 과학자의 모습을 당신은 상상할 수 있는가? 그녀는 영성가나 종교 사상가가 아니었다. 냉철하면서도 실험이나 사실에 근거해서만 모든 것을 판단하는 과학자였던 것이다. 이런 그녀가 돌발적인 생각의 멈춤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경험하게 된 것이다. 단지 그녀에게 살아있는 “인지능력”만을 사용해서 바라본 다른 사물의 모습, 그리고 스스로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자신의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도 가늠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의 평온과 고요의 그 장소는 과연 어떤 곳일까? 그녀가 이야기 한대로 그곳이 바로 니르바나인지도 모른다. 불교에서 말하는 니르바나가 의미하는 것이 그것은 아닐찌라도 우리는 한가지 사실을 분명히 인지 할 수 있다. 지금의 육체로서 존재하는 우리는 나 자신의 본질적 부분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의 영혼의 고향을 느낄 수 있으며 그 고요속에서 우리의 본질을 깨닫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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